살러가 헌장

일하며 여행하다, 살러가

살러가 헌장

The salloga Charter

철학 · 문화 · 정책의 선언 | 살러가 주식회사 | v1.2

선언

우리 사회의 도시화 이면에는 인구가 줄어 소멸을 걱정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일손이 모자라 하던 일을 줄이고, 소비가 줄어 지역 경제가 움츠러들며, 지역은 그렇게 비어 갑니다. 우리는 이것을 우리의 문제로 여깁니다.

살러가는 그 지역에 일하며 여행하는 마음으로 오시기를 청합니다. 며칠을 살러 온 사람은 일손을 채우고 마음을 나눕니다. 일하며 받은 활동비는 그 지역에서 다시 쓰입니다. 그 며칠이 가능한 것은 지역에서 자리를 열어 준 호스트(HOST)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선순환이 계속되게 하려고 이 사업을 합니다. 한 번의 선의로 끝낼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살러가의 일은 단순히 일하는 인력이 아니라 그 지역을 살아 보려는 사람을 잇는 것입니다. 일하며 여행한 사람이 다시 찾아오고, 다시 찾아온 사람 가운데 누군가는 그곳의 사람이 됩니다. 우리는 비어 가는 지역을 함께 일하며 정을 나누는 사람으로 다시 채우려 합니다.

제1편 철학 — 우리는 이렇게 믿습니다

하나. 노동력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을 잇습니다.

우리가 잇는 사람은 인력이 아니라 살러입니다. 살러는 살아 보러 온 사람이고,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근무가 아니라 살이입니다.

둘. 먼저 내어 주는 쪽은 호스트입니다.

살러의 며칠이 가능한 것은, 누군가 먼저 자리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호스트는 낯선 사람을 선뜻 맞아들이고, 활동비를 먼저 내놓으며, 할 수 있다면 머물 곳까지 내어 줍니다. 서툰 손을 받아들이는 며칠도 호스트의 몫입니다. 우리는 그 먼저 내어 준 마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셋. 일손이 필요하다는 말을 오시라는 말로 바꿉니다.

지역에 일손이 모자란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그곳에 가 볼 이유가 됩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찾아내어 사람과 자리를 잇습니다.

넷. 의욕을 숙련이라고 부풀리지 않습니다.

오고 싶어서 온 살러의 마음은 진심이지만 손은 아직 서툽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을 이어 드린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리를 이을 때 그 사실을 감추지 않습니다. 기대를 정확히 맞추는 일이 기대를 부풀리는 일보다 오래 갑니다.

다섯. 해야 할 일을 대신 짊어집니다.

계약과 신고, 정산처럼 번거로운 절차는 살러가에서 맡습니다. 살러가의 가치는 우리가 내놓은 것에 있지 않고, 호스트와 살러의 어깨에서 덜어 낸 것에 있습니다. 호스트의 일이 줄고 살러의 걱정이 줄수록, 살러가의 몫을 다한 것입니다.

제2편 문화 —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

· 찾아오는 마음에 대하여

살러는 일을 배정받아 오는 사람이 아니라, 살이 공고를 직접 읽고 스스로 골라 찾아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이 조금 고되어도 견디고, 그 지역을 궁금해합니다. 오고 싶어서 온 사람이라는 사실이 살러가에서 호스트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보증입니다.

· 맡은 몫에 대하여

살러는 손님이 아닙니다. 정한 시간에 나오고, 배운 대로 하고, 활동지라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서툰 것은 괜찮지만 성의 없는 것은 다릅니다. 호스트가 먼저 내어 준 만큼 살러도 성의로 답해야 합니다. 그 성의가 다음 살러의 자리를 엽니다.

· 서툰 손에 대하여

살러는 그 일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처음 며칠은 가르쳐 주며 함께한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대신 살러는 배우려는 마음으로 옵니다. 서툴던 손이 며칠 만에 제법 쓸 만한 손이 되는 것을 우리는 앞으로 여러 번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며칠을 기다려 주시는 것이 살러가의 첫 번째 문화입니다.

· 일하는 시간과 살아 보는 시간에 대하여

살러는 일하러만 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 보러 옵니다. 그날의 활동을 마친 뒤의 시간은 살러의 것입니다. 시장에 들르고, 지역 명소에 가고, 동네 어른과 인사하는 그 시간이 살이의 절반입니다. 그 절반이 있어야 살러는 다음에 다시 옵니다.

· 머물 곳에 대하여

머물 곳을 내어 주실 수 있다면 전문적인 숙소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남는 방, 직원 숙소, 근처 빈집이나 게스트하우스면 충분합니다. 살러도 호텔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깨끗하고 안전해야 하며, 내어 주시는 머물 곳은 무상입니다. 내어 주기 어려운 사정도 있습니다. 농촌에서 잘 곳을 늘 마련해 두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자리도 살이 공고로 열립니다. 대신 머물 곳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러에게 미리 알려 주십시오. 머물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인지 있는 그대로 알려 주시면 됩니다. 알리는 법은 살러가에서 도와 드립니다.

· 식사에 대하여

식사는 반드시 호스트가 차려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끼 밥을 내어 주는 곳도 있고, 살러 본인이 해결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살러에게 미리 알려 주십시오. 그래도 함께 먹은 한 끼는 오래 기억되고, 그 자리에서 정이 오갑니다.

· 짧은 만남에 대하여

하루도 좋고 여러 날도 좋습니다. 기간이 짧다고 가벼운 만남은 아닙니다. 며칠을 잘 지낸 살러는 다음 계절에 다시 오고, 다시 온 살러는 그 지역을 자기 이야기처럼 말하게 됩니다. 짧은 만남이 오래 남는 인연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살러가의 모습입니다.

제3편 정책 — 우리가 하고, 하지 않는 것

제1조 여섯 가지는 반드시 지킵니다.

① 일한 만큼의 활동비를 드립니다. ② 머물 곳을 내어 주는 자리라면 무상입니다. 머물 곳 값을 따로 받거나 활동비에서 빼는 자리는 살이 공고로 열리지 않습니다. ③ 정식 계약을 맺고 계약서를 건네 드립니다. ④ 살러에게는 어떤 비용도 받지 않습니다. ⑤ 사람이 정해질 때만 호스트가 플랫폼 이용료를 부담하고, 정해지지 않으면 내지 않습니다. ⑥ 성별이나 나이로 사람을 가려 받는 공고는 살이 공고로 열리지 않습니다. 그 일에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사람을 고르는 대신 그 조건을 적어 주십시오. 이 여섯 가지는 어떤 경우에도 지킵니다.

제2조 비용은 일손을 얻는 쪽이 냅니다.

일손을 내어 주신 살러에게는 어떤 명목으로도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더라도 이 선은 넘지 않겠습니다.

제3조 머물 곳은 대가가 아니라 조건입니다.

머물 곳은 일의 값이 아니라, 살러의 발걸음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입니다. 우리는 머물 곳을 일과 맞바꾸게 하지 않습니다.

제4조 먼저, 정확히 알려 드립니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되게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이 어긋날 수 있는지를 미리 알려 드립니다. 살러가에 등록하는 것은 모집의 시작이지, 자리를 잇는다는 보장이 아닙니다. 알려 드릴 것은 일이 정해지기 전에 먼저 알립니다.

제5조 어렵게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호스트와 살러 누구나 처음 읽어도 같은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어야 합니다. 무엇을 알게 되었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나누어 알려 드리고, 골라야 할 것이 여럿일 때는 우리가 권하는 하나를 반드시 함께 밝힙니다.

제6조 서투름은 참여를 막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서투신 분도 함께하실 수 있도록 곁에서 돕습니다. 다만 대신 눌러 드릴 뿐, 대신 정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확인은 언제나 본인의 손에 있습니다.

제7조 남길 기록과 지울 기록을 나눕니다.

호스트와 살러 사이에 오간 글과 사진은 고치거나 지울 수 없게 하여, 나중에 서로를 지키는 증거로 남깁니다. 반면 어디에서 일했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은 꼭 필요한 기간만 두고 지웁니다. 남기는 이유와 지우는 이유는 같습니다.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